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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공지사항 2018-05-12T16:02:35+00:00

가르치는 사람은 권위가 있어야 한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7-12-26 16:35
조회
17874

발언] 가르치는 사람은 권위가 있어야 한다
/이윤재 번역가

작금의 현실은 충돌 그 자체인 것 같다.
우리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큰 조직은 우주이다. 그런데 이 우주 속에 있는 수많은 천체들은 때로는 충돌도 하지만 종국에는 자기의 위치와 궤도를 되찾아 질서를 유지해 간다.

무엇이든 제자리에 있지 못함은 카오스요, 서로가 조화를 이루면 그것이 바로 코스모스일 것이다.
우리의 아들 딸과 선생님의 자리를 생각해 보았다.

영국의 찰스 2세가 웨스트민스터 스쿨을 방문했을 때 일이다.
이 학교의 리차드 버스비 교장은 머리에 모자를 쓴 채 과시하듯 점잔을 빼며 교실을 활보했다.

이 때 국왕은 모자를 겨드랑이에 끼고 공손히 교장의 뒤를 따라 걸었다. 전제군주 시대에 국왕에게 뻐기는 듯한 자세는 불경으로 엄하게 처벌받는 시절이었다.

국왕이 방문을 마치고 학교 문을 나설 무렵 버스비 교장은 말했다.
“폐하, 저의 불경을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만일 저의 학생(환자)들이 이 나라에서 저보다 더 위대한 사람(의사)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저는 결코 그 애(환자)들을 다룰 수가 없습니다.”

최근 ‘왕따 동영상’ 파문이 있었는데 이 동영상의 일부가 수업 시간에 촬영되었다고 한다. 질서 잃은 교실의 모습이다.
요즈음 1가족 1자녀가 보편적인 가족 형태로 자리잡으면서 부모들은 자녀를 지나치게 과보호하고 체벌에 부정적인 것 같다. 그 결과 교실의 무질서가 부메랑처럼 돌아온 것은 아닐까.

선생님들은 한 손에는 책을, 한 손에는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어에 ‘매를 맞는 아이(whipping boy)’라는 단어가 있다.
왕자의 학우(學友)로서 매를 대신 맞아 주는 소년을 가리키는데, 차마 왕자를 때릴 수 없어서 생겨난 관습이다.
유럽에도 체벌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우리에게도 훨씬 문화적이고 고상한 ‘회초리 문화’가 있다.

우리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처럼 스승을 존경하는 소중한 전통을 갖고 있다.
가르치는 사람( 치료하는 의사 )에게는 권위가 있어야 한다.

일란성 쌍둥이조차도 서로 다른 개성을 갖게 되며 삶에 대처하는 방식이 다르다.
학창 시절 배우고 본받고 훈련받는 과정은 인격 형성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선생님들께서는 끊임없는 연찬을 통하여 우리 아들 딸들의 인격도야의 본(本)이 되어 주실 것을 간절히 바란다.

입력시간 : 한국일보 2004/03/16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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