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치료와 복잡한 치료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3-01-16 21:12
조회
19950
의사는 누구나 대부분 자기가 하는 치료를 최대한 간단하게,최대한 빨리,최대한 정확하게 하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내가 하는 치료도 마찬가지다.
내가 보기에도 내가 하는 치료가 너무나 별나서 오해를 받을 수가 있겠구나 라고 생각한다.
나는 치료를 대부분 교정으로 한다.
그런데 교정을 하는 것이 다른 선생님들과는 다른 점이 많다.
한 두 가지가 다른 것이 아니지만, 교정의 비중을 장치로 하는 것에 90%를 둔다.
브랏켓을 붙혀서 하는 것은 10% 정도 밖에 비중을 두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오해를 많이 받는다.
장치를 이용해서 교정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환자로부터
“선생님! 교정은 언제 시작합니까?”라는 질문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주의 사항”을 설명해줄 때 볼펜으로 표시까지 해주면서 하는데도...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치과의사로, 교정전문의로 둘째가라면 서로워 할 치과의사분이 나의 턱관절치료법에 대해서 들어보고 싶다고 해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치료에 대한 이야기중에 나는 “교정치료를 내 마음대로 합니다.”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사실이 그렇다.
그러나 기분내키는 데로 한다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정해논
기준에 따라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기준”에 의해서 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다보니 브랏켓을 “송곳니에서 송곳니까지”만 붙이기도 하고 “작은 어금니에서 작은 어금니”까지 붙이기도 하고, 보통의 교정의사같이 “어금니에서 어금니”까지도 붙힌는 등
환자에 따라서 다르다.
약 1년 전에 특별한 환자가 치료를 시작했다.
이 환자는 처음에 우리 병원에 와서 진찰을 받고 A라는 치과에 가서도 진찰을 받았는데 우리 치과가 치료비도 200-300만원 더 비싸고, 거기 원장님께서 나에 대해서도 잘 알고,
치료법도 같으며, 자기가 황선생보다 한 수위다.(이 이야기는 나도 환자의 후기를 보고 알았다. 지금도 우리 홈피의 후기에 이 환자의 글이 올라 있다. “병원을 옮긴다는 것, 글쓴이 보름이” )
100% 자신이 있다, 라고 해서 거기서 치료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6개월 정도 치료를 받다가 이게 아니구나 싶어서 다시 우리 병원에 와서 더 비싼 치료를 받고 있다.
내가 이 환자에게 해준 것은 A치과에서 교정을 하기 위해서
사랑니 앞의 어금니-어금니 까지 붙힌 브랏켓을 모두 제거하고, 치아를 움직이기 위해서 뼈에 심어놓은 미니 임프란트를 모두 제거하고 나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둔 것이다.
그러나 매달 병원에 나와서 체크는 받았다.
물론 치료비는 다 받았으며, 6개월마다 70만원 씩 받는 치료비도 받았다. 어떻게 보면 대동강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이보다 더한 사람이 나였는지도 모른다.
봉이 김선달은 대동강물이라도 퍼주고 돈을 받았는데...
그러나 이 환자는 모든 장치를 제거한 직후 건강이 바로 80% 이상 좋아졌다. 환자도 아주 만족해 했다.
나는 아무것도 해주지 않고 돈만 꼬박꼬박 받았다.
내 계획은 1년은 그냥 둘 예정 이었는데, 6개월 정도가 지나니 치아들과 턱뼈가 내가 원하는 위치에 와서 상악에만 장치를 넣었다.
그리고 몇 개월 뒤에 환자가 상악의 틀어진 측절치를 바로 하고 싶다해서 브랏켓을 몇 개의 치아에만 붙혀서 바로 잡고 있다. 그런데 환자는 아주 만족해하며 자기가 원하는 치료가 바로 이런 것이었다면서 좋아한다.
A치과에서 사랑니 앞의 어금니-어금니 까지 브랏켓을 붙였던 하악의 치아에는 아예 아무런 장치도, 브랏켓 한 개도 붙이지 않고 전혀 손을 대지 않고 그냥 두었다.
결과적으로 교정을 상악치아만, 그것도 장치 한 개와 브랏켓을 몇 개만 붙혀서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큰 곰 한 마리를 잡는데 다윗같이 물매돌 한 개를 던져서 잡는 것과 미사일을 쏘아서 잡는 것이 결과가 같다면,
더 나아가 물매돌 하나로 잡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면,
미사일을 쏘아서 잡는 것보다는 물매돌로 잡는 것이 더 좋지않겠는가?
그러나 대부분의 환자들은 수많은 복잡한 장치, 모든 치아에 브랏켓을 붙이고 미니 임프란트도 많이 심어서 치료를 해주면 아주 좋은 치료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나같이 간단한 방법으로 해주면 미더워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치료비를 내는 것 자체도 아까워하는 것 같다.
저에게 치료를 받기를 원하시는 환자분들과 보호자분들께서 저의 이러한 치료 철학을 꼭 참고로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진리는 항상 simple 하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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