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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공지사항 2018-05-12T16:02:35+00:00

인연(因緣)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5-29 16:10
조회
90

오래전에 피천득 선생님께서 무슨 문학주간인가를 맞아서 특별 강연을 하신다 해서 병원 시간을 조절해놓고서
남산의 전 중정부장 댁인가 하는 곳에 갔던 적이 있다.
수필하면 “피천득 선생님”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명한 분으로, 선생님의 글은 우리가 배운 교과서에도 실려 있는 우리나라 수필의 대부라고도 볼 수 있는 분이다.
나는 유명한 분이라 사람들이 많이 올 것으로 알았는데, 막상 가보니 사람들이 별로 그렇게 많이 온 것은 아니라서 약간은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의 강의 중에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고, 내가 글을 쓸 때 항상 참고로 하는 것은
“글은 항상 쉽고, 간결하게 써야한다”는 말씀이다.
나는 강의가 끝난 뒤 저의 졸저를 선생님께 전해드리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같이 오신 서울대 교수님의 말씀이 선생님이 일이 있어서 제가 만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하셔서, 그러면 저의 졸저를 선생님께 좀 전달해달라고 부탁을 드리고 저의 책을 그 교수님께 드리고 왔다.
그러고 몇 년이 지나 뒤, 어느 날 중년의 아주머니가 딸을 데리고 저에게 치료를 받으러 오셨다. 나는 평소에 항상 신환에게 물어보듯이“어떻게 우리 치과로 오셨습니까?”라고 물어 보았더니 좀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이 아주머니는 피천득 선생님댁에 가정도우미로 일을 해드리고 있는데 선생님 책꽂이에
저의 저서인 “치과가 종합병원?”이 꽂혀 있어서 그 책을 읽어보고 오셨다고 했다.
이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피천득 선생님의 아들이 현대아산병원 병원장을 근무하신다고 하셨던 것 같다.
피선생님의 수필중에 “인연”이라는 글이 유명한데 인연치고는 참 특별한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에 이 아주머니의 딸은 치료가 무사히 잘 끝났다.
이 아주머니를 통해서 저의 책이 정확하게 피천득 선생님께 전달이 된 것을 알았다.
제가 좋아하는 선생님의 책꽂이에 제 책이 꽃혀있다는 사실이 참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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